모로코가 글로벌 프리미엄 여행 수요 확대와 함께 새로운 장거리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 관광지를 넘어 현지 문화와 공간 경험을 중시하는 여행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북아프리카 특유의 감성과 고급 숙박 경험을 결합한 목적지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수치에서도 이 흐름이 읽힌다. 모로코 관광부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관광 외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방문객 수 증가율은 7%에 그쳤다. 방문객 수보다 수입이 세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은 여행자 한 명이 모로코에서 쓰는 돈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관광객 수보다 빠른 수입 증가
모로코 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 연간 방문객은 19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초 2026년 목표로 설정했던 수치를 1년 앞당겨 달성한 것이다. 2026년에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1분기에만 430만 명이 모로코를 찾았으며 3월 한 달 방문객은 160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 늘었다.
주목할 지점은 수입 증가 속도다. 2026년 1분기 관광 외화 수입은 310억 디르함(약 31억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방문객 증가율 7%와 비교하면 수입 증가율이 세 배 이상 높다. 관광부는 관광 상품의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체류 기간과 1인당 지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1인당 지출을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야드·사막 스테이·웰니스
여행업계에서는 최근 고급 여행 수요가 브랜드 호텔 중심에서 경험형 럭셔리(Experiential Luxury)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본다. 유명 브랜드 호텔에 머무는 것보다 지역 고유의 건축과 문화, 로컬 미식, 웰니스 프로그램 등 현지 체험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모로코의 대표 관광도시 마라케시(Marrakesh)는 전통 가옥 형태를 개조한 리야드(Riad)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메디나(Medina) 문화로 잘 알려진 곳이다. 최근에는 부티크 호텔과 프라이빗 고급 숙소들이 늘어나며 이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현지 전통 건축 양식을 유지하면서 스파와 파인 다이닝, 루프톱 공간 등을 결합한 형태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북부 산악지대의 셰프샤우엔(Chefchaouen)은 파란색 골목과 건축물 특유의 분위기로 SNS와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사하라 사막(Sahara Desert)에서는 프리미엄 캠프 스테이와 글램핑, 웰니스 프로그램을 결합한 체류형 상품들이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요가와 스파, 로컬 다이닝을 함께 운영하는 숙소들이 등장하면서 머무르는 경험 자체를 중심에 두는 최근 여행 트렌드와 맞물리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투자 잇따라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의 모로코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힐튼(Hilton)은 7개 브랜드에 걸쳐 15개 신규 호텔을 모로코에 오픈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재 10개인 모로코 내 호텔 수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총 1300개 이상의 객실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라바트에 왈도프 아스토리아(Waldorf Astoria) 1호점을 개관했으며, 2026년에는 라바트와 카사블랑카에 추가 브랜드 첫 진출이 예정되어 있다. 힐튼 CEO 크리스 나세타(Chris Nassetta)는 모로코가 힐튼의 글로벌 전략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직접 언급했다.

모로코는 스페인·포르투갈과 함께 2030 FIFA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다. 이를 앞두고 공항과 철도, 호텔 인프라 확대가 진행 중이다. 2026년 3월에는 모로코 국가관광개발청(SMIT)이 향후 4년간 2만 5000개의 호텔 객실을 추가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모로코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방문객 26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